2008/05/19 12:07

홍보와 통제를 같은 뜻으로 생각하는 이명박 정부

미국산 소고기 수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측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가 있습니다.

"홍보부족"

처음 광우병 소고기 논란이 일어나면서부터 정부측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정부측의 홍보부족으로 인해 일어나게 되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사태가 진행되면서 각종 매스미디어를 통한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이를 만회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정부측에 우호적인 보수신문들은 사태를 묻고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각종 기사를 양산했습니다. 심지어 이 모든게 인터넷 괴담때문이라면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비판적인 글들을 괴담으로 치부하고, 소고기 수입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을 공격하고 훈계하는 글까지 버젓이 사설로 실리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정부의 홍보정책에 결정타가 곧 나올 것 같은데요.

19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파문에 대한 언론의 논조를 분류하고, 이에 대한 조직적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특히 경향신문 등 쇠고기 파문에 비판적 논조를 견지해온 일부 언론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정부 광고 배정 등에서 차별적 대응을 검토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고 합니다.


새 정부 출범과 더불어 이명박정부는 국정홍보처 폐지를 단행하면서 그 이유로 "국가가 직접 홍보채널을 운영하는 것은 옳지 않다" ," 민간 언론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육성함으로서 국가단위의 홍보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기사를 보면 그들이 말하는 언론자유의 보장은 자신들 입맞에 맞는 언론에 대한 육성책이지 전체 언론에 대한 자유보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경향신문 기사에 따르면

“회의 모두에 조원동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이 경향신문을 비롯한 일부 언론의 쇠고기 관련 보도가 적대적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발언했다”, “경향신문 논조와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파문관련 해명 광고 내용이 너무 다른 만큼 과연 경향신문에 광고를 줄 필요가 있느냐를 놓고 고민도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국가적 사안에 대해 협조가 안되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각 부처별로 알아서 지혜롭게 대처하기 바란다”고 신재민 차관이 이야기하면서 “협찬과 관련, 당초 예정돼 있던 한겨레신문사와 문화부의 공동 사진전이 그런 맥락에서 뒤늦게 정부 협찬이 취소된 사례도 시범 케이스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이명박 정부가 이야기하던 언론 프렌들리이고 언론자유의 실상입니다. 자신들의 입맞에 맞는 언론은 육성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들은 철저하게 탄압하는 것. 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 그 언론이 얼마나 공익을 위해서 보도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이명박 정부의 얼마나 충실한 부역자인지만을 그들은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기준에 맞추어서 소고기 수입 논란을 축소시키고자 하는 전통언론은 사안을 잘 보도해주고 있는 것이지만 정부의 정책에 비판적인 인터넷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의 사고 기준입니다.

과연 이러한 일들이 우리하고는 크게 상관없는 일일까요? 

이번 소고기 수입 논란을 거치면서 기존 언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검증된 사회의 여론 수렴 창구로 작용되어야 할 언론이 불신의 늪에 빠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비검증된 사실들이 유통되고 그로 인해 거짓된 여론이 생성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인터넷 여론이 옳을 때도 있지만 그를때도 분명히 생깁니다. 그러할 때 기존 사회구조속에서 검증된 언론기관의 역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언론기관들이 국민들로부터 불신에 휩싸이고 또한 그들 자신이 언론으로서의 사명을 망각한 채 정부로부터 사육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제대로 된 여론생성창구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마 자신이 기업 ceo일때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업홍보팀에서 행하는 것처럼 자신들의 제품에 유리한 보도를 써주는 언론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은 언론은 다양한 경로로 압력을 행사하는 그런 것을 홍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국가는 기업과 엄연히 다릅니다. 국가는 특정한 이익을 위해 매체를 좌지우지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국가는 사회의 각 구조가 원활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조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홍보를 통제와 동의어로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을 뜯어고치지 못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 그들의 앞날이 걱정스러운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이 아닐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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