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라는 글을 아시는 분이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드레퓌스 사건'에 항의하며 세계의 지성이라 불리었던
에밀졸라가 펼쳤던 불복종 운동이었습니다.

에밀 졸라는 이 운동을 통해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비 합리적인 처사에 대해 항의함과 동시에
전 세계적인 여론의 관심을 일으키는데 성공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바로 안티조선 운동의 일환으로 펼쳐졌던 '나를 고발하시오'운동이었습니다.
98년 조선일보가 월간 조선의 악의적인 사설을 비판한 정지환기자와 강준만 교수등을 고발하고
그들이 수백만원의 벌금을 받자 네티즌 사이에서 일어났던 운동이었습니다.

오늘 예비군 훈련을 다녀와서 늦게 뉴스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선관위의 발표 내용을 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부정감시단입니다.

2007. 12. 19 실시하는 제17대 대통령선거와 관련하여 최근 토론방이나 자유게시판 등에 선거법에 위반되는 글이 자주 게시되고 있기에 선거와 관련된 글을 게시할 때의 유의사항을 안내하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후보자(입후보예정자 포함)나 그 가족에 대하여 비방하거나 허위사실을 게시하는 경우에는 기간에 관계없이 후보자비방죄 또는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 비방·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선거운동기간(11.27~12.18)전에는 선거운동이 금지되므로 특정 정당이나 입후보예정자에 대하여 지지 · 반대하거나 지지 · 반대를 권유하는 글도 선거법에 위반됩니다.

♣ 또한, 다른 사람이 게시한 글을 퍼 나르는 경우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아 게시자와 함께 처벌받습니다.

♣ 위법의 정도가 경미한 게시물은 삭제하는 것으로 종결되지만, 허위사실공표·비방 등 사안이 중대하거나, 삭제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글을 게시하거나 퍼 나르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가 명백하고 분명한 경우에는 고발 · 수사의뢰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네티즌 여러분 ! 인터넷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현실을 감안하여 선거와 관련된 글을 쓰기전에 한번 더 깊이 생각하시고, 게시하시기 전에는 한번 더 글을 가다듬어 토론방·게시방이 맑은 생각 · 밝은 글로 넘쳐날 수 있도록 가꾸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몇번을 다시 읽어봐도, 아무리 좋게 읽을려고 해도 저는 한 마디로 밖에 읽혀지지 않더군요.

"입닥치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대로만 판단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거지요.

각 대선주자들이 아무리 말도 안되는 공약들을 말하고 그들이 그릇된 행동을 저질러도 언론만 잘 구슬릴 수 있으면 그들은 절대 여론의 심판을 받지 않고 종횡무진 할 수 있게 되는걸로 밖에 안보이더군요.

이에 관련한 선관위 측의 질문에 대한 응답을 들어봐도 이 잣대가 고무줄 잣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눈에 뻔히 보였습니다. 특히 저지른 죄과가 많은 한나라당 측이 이 잣대를 어떻게 쓸지 정말 저번 그들의 선거법 관련 법개정시도(촛불시위금지등등)의 사례에서 보더라도 눈에 뻔히 보이더군요.

저는 정치에 관심이 많습니다.
실제로 정치에 어느정도 몸을 담고 일을 하고 있기도 하구요.

저는 앞으로 대선때까지 내가 듣고 느끼고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거침없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물론 거짓을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내가 보고 듣고 언론을 통해 검증되었으나 묻혀져 지나가는 사안들. 그리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사안들에 대해서 저는 입을 닥치고 있을 생각이 없습니다. 내가 보기에 훌륭한 공약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나와 맞는 정체성을 가진 후보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지의사도 표명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공약과 행동을 보이는 이들에 대해서는 반대의 잣대를 들이밀 생각입니다.

저는 이것이 국민이 가질 원초적인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슨 돈을 받고 조직적으로 편법을 이용해서 동원되는 사람들입니까? 아니지 않나요?
 스스로의 주체성을 가지고 정치적인 판단조차 함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이게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까?

네티즌들이 거짓된 사실을 퍼트린다면 그건 그 사안에 맞추어 민사나 형사적 소송으로 이야기하면 되는 문제입니다. 이렇게 일괄적으로 정치적 의사 자체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건 옳은 게 아니지 않나요?

저는 아예 미리 선관위에게 저 스스로를 고발하라고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저는 앞으로 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에 대해서 비판할 겁니다.
그리고 옳은 정책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후보에 대해서는 지지의사를 표명할 것입니다.

고발할려면 저를 제일 먼저 고발하십시요!

고발당하느니 제 자유를 제 양심속에 스스로 가둬놓은 채 자물쇠를 체워놓을 수는 없습니다!


ps.정치권의 법 제정에 따라 일을 집행할 수 밖에 없는 선관위 직원들을 무작정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의 주체가 선관위인것은 분명하구요. 이번 내용 자체에 대해서 항의하는 뜻의 포스트입니다.
또 혹시 이 글 보고 왜 죄없는 선관위 한테만 난리냐고 말씀하실 분들이 있을까봐.. 남깁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