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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15 17:03

모두가 잊은 채 지나가는 시사저널 파행사태 1주년.

오늘은 6월 15일입니다.
보통 6월 15일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은 6.15 공동선언을 기억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오늘이 남과 북의 정상이 같은 선언문을 외친 날이구나 라고
감격에 젖곤 했었죠.

하지만 오늘은 또 하나의 의미가 담겨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건 이 땅의 언론이 자본 권력앞에 스스로의 초라함을 여김없이 드러낸 날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현재까지 진행중인 시사저널 파행사태가 일어난 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제가 직접 이야기하는 것 보다 이 사건을 다룬 기사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금창태 시사저널 사장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 것은 2006년 6월15일이었다. 삼성 이순동 부사장(현재 전략기획실 사장)이었다. 그는 시사저널 이철현 기자가 이학수 삼성 부회장의 사장단 인사문제를 취재하고 다니는데, 기사가 나가면 명예훼손이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편집국. 이 기자도 삼성 관계자들과 만나고 있었다. 그들은 취재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기사를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사장이 기사 삭제 지시에 불응한 기자와 편집국장에게 알리지 않은 채 인쇄단계에서 기사를 삭제한 초유의 사태는 이렇게 벌어졌다.


당시만 해도 기자들은 사태가 쉽게 정리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판단과는 달리 금 사장은 항의의 표시로 제출한 이윤삼 편집국장의 사표를 하루만에 수리했다. 같은 이유로 편집회의에 불참한 팀장들은 차례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시사저널 사태의 장기화를 알리는 전주곡이었다.


팀장을 포함한 기자 23명 전원은 결국 올해 1월 파업을 선택했다. 다른 직업도 마찬가지지만 기자가 파업을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시사저널 기자들이 파업을 결정한 이유는 ‘시사저널이 침묵하면 아무도 말할 수 없다’는 언론인으로서의 자긍심 때문이었다. 회사는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출처 미디어 오늘 독립언론 ‘시사저널’ 침몰하나 중 발췌)

언론에서 재벌의 부적절한 과정을 파헤치기 위해 기사를 쓰려 했고 그 기사를 사장이 재벌의 압력(?)을 받아 편집국장의 권한조차 무시한 채 임의로 삭제하고.. 그에 항의하는 편집국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팀장들은 인사위원회 회부하고..자신들의 언론자유를 지키고자 항의한 기자전원은 파업을 선택하고..회사는 직장 패쇄한 이후에 원래 있던 기자들은 아무도 없는 가운데.. 새로운 시사저널을 찍어내기 시작하고...

그야말로 한국 언론이 자본에 어떻게 종속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자본 권력에 대항하고 자 했던 언론인들이 어떻게 짓밟히고 있는지.. 이 사건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있을까?

이러한 기자들의 투쟁에 누가 과연 관심을 가져다 주었는가요?

포털에 난 기사를 보았습니다.

위에 인용한 미디어 오늘의 기사가 유일하더군요.(미디어오늘은 언론노조에서 제작하는 언론입니다.)

기자실 통폐합문제와 관련해서 핏줄을 세워가면서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외치던
정치인들과 메이저 언론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다들 아무말이 없더군요.

슬펐습니다.
아직도 시사저널에 속해있던 기자들은 차가운 길거리에서 자신들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그렇게 언론자유와 언론개혁을 소리높여 외치던 사람들은 모두 외면하고 있고
소위 메이저 신문,방송사들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언론자유라는 단어를 요즘 가장 많이 쓰는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의 철저한 외면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그리고 지금 이시간에도
이전 시사저널이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던 신뢰도를 철저히 짓밟고 있는
짝퉁 시사저널은 길거리 자판대 위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게.. 소위 선진국을 꿈꾸는 2007년 대한민국 언론의 바로 현주소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는 언론자유를 모두 소리 높여 외치지만
정작 언론자유가 정말로 짓밟히는 곳에 대해서는 모두들 잊어버리고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몇 일 전에 저는 효순이 미선이의 5주년을 기억하자는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을 쓰고나서 왜 오래된 일을 또 끄집어내느냐라는 리플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잊어야 할 일이 있고 신이 인간에게 준 중요한 선물이 망각이라는 점에도 동의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부조리한 현상을 단순히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잊어버리기엔
지금도 아픔을 겪고 있는, 그리고 힘든 싸움을 해나가고 있는
그 어떤 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기 때문입니다.

블로그라는 인터넷이라는 그리고 새로운 1인 미디어들이 보아야 할 곳은
저는 큰 광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거대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진 무대가 아닌 우리가 걷고 숨쉬는
바로 우리 옆의 모습들. 그 모습들 중에 잊혀져 가고 있는 아픈 기억들을 끄집어내고
많은 이들에게 알려 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정말 걸어야할 새로운 미디어의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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