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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8 11:38

우리보고 빨갱이래! -세번째 촛불문화제를 다녀오면서-

5월 6일날 여의도에서는 5월 7일 열리는 쇠고기 청문회에 힘을 실어주고 국민들의 현재 민심을 정확히 알리자는 의미로 침묵시위 형식의 촛불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지난 일요일날 그동안 진행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에 대해 쓴 글에서 약속한 것도 있고 해서 (관련글:2008/05/04 - [정치,시사] - 촛불집회 수십번 참여해본 사람의 이명박 반대 집회를 위한 충고
) 회사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잠시 여의도에 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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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어느 네티즌



회사일이 조금 늦게 끝마친지라 여의도에 도착하니 근 10시가 다되가더군요. 시간이 늦어져서 그런지 여의도역에서 국회의사당쪽으로 향하는 길에는 귀가를 위해 여의도역으로 향하는 학생들이 참 많았습니다.

다들 손에 촛불을 들고. 환한 표정을 지은 채 삼삼오오 걸어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참 이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들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나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저 학생들, 저러한 학생들을 올곧게 지켜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몫일진대...과연 우리는 그러한 몫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괴감이 들었구요.

그런데 여의도 광장을 막 지나 침묵시위가 진행중인 여의도 국민은행 앞으로 가는 길에 제 옆을 스쳐 지나가는 여고생들의 이야기가 제 귀에 들어왔습니다.

"야. 우리보고 신문에서 빨갱이래~"
"정말? 왜?"
"몰라. 나도... 뒤에서 위험한 사람들이 이 시위 조작하는 거고 우리는 그 조작에 따라 생각없이 날뛰는 빨갱이라던데?"
"그럼 우리 공산당이야?"
"나는 공산당 싫은데~"
"그 사람들 진짜 나쁘다. 우리는 머 생각도 없는 로보트인줄 아나?"
"광우병 걸린 소고기 먹기 싫은게 왜 빨갱이래? 이상한 사람들 많다. 그치?"
"응. 맞아"

그 소녀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 속이 울컥하고...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말도 안되는 마녀 사냥이 이제 어디까지 갈려고 하는 것인가'
'무조건 빨갱이라고 몰아세우는 주장이 주요 신문에 아직도 실리는 지금이 2008년이 맞는가'
'그러한 세력들이 활개치게 만들어 준 우리는 역사의 죄인이 아닐까...'

안전하게 살고 싶다는....
조금 더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그러한 당연한 것들이 매도당하는 세상.
그러한 세상을 만든 우리들은 너무나 떳떳이 고개를 들고 불의를 외면하고 있는데
그러한 불의에 소박하게라도 저항하는 그들.

소위 집회 좀 한다는 노조나 시민단체들의 집회 뒤에는 수많은 쓰레기들이 굴러다니는 데
자신들이 한 집회장소가 더러워질까봐... 집에 가는 도중에도 쓰레기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줍고 다니는
바닥에 떨어진 촛농때문에 사람들이 피해를 볼까봐... 바닥의 촛농까지 긁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 학생들을 보면서... 과연 무엇을 느끼십니까?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자랑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안전하고 걱정없이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5월 9일. 학생들보다 어른들이 더 많이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나쁜 어른들의 비난에 움추러들지 말고 떳떳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5월 9일 저녁... 청계천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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